겨울왕국, 홋카이도(북해도) 유빙 다이빙 (2017년 3/4월호)

 

유빙과 함께 내려 온 천사를 찾아 떠나다!
겨울왕국, 홋카이도(북해도) 유빙 다이빙

 

2015년 7월에 본격적으로 다이빙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다이빙의 매력에 빠져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 사서 고생(?)을 하면서 다닐 것이라곤 생각도 못 했다. 이번에 다녀온 유빙 다이빙은 지금까지 다녀온 투어 중에서도 가장 춥고, 배고프고, 험난한 여정이었다. 다이빙을 배우기 시작한 대구 Brother Diver’s 박승호 강사님의 다이빙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배우며 함께 투어를 다니다 보니, 특별한 경험을 할 기회가 많아졌다. 물론 나의 적극적인 성격과 극한 것에 관심이 많기는 하지만 말이다.


2월 14일 출발
대구에서 해외로 출발하려면 인천, 김포, 부산에 있는 공항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번에는 김포공항에서 오전에 출발하는 항공편이라 박승호 강사님과 나는 당일 새벽 2시 30분에 차량으로 여정을 시작해야 했다.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시레토코까지는 두 번의 비행과 두 번의 육로 이동을 해야 한다. 대구에서 김포까지 4시간 김포에서 하네다까지 2시간 30분 비행, 그리고 하네다에서 메만베쓰까지 2시간 정도의 비행, 메만베쓰에서 시레토코까지 2시간 육로 이동 도중에 이동시간 연결 편 대기시간 등을 따져보니 가장 가까운 나라 일본을 여행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과 피곤함은 메만베쓰 공항 착륙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을 때 본 창밖의 풍경으로 다 사라졌다. 내 인생에서 잊지 못할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겨울왕국 홋카이도!! 눈의 나라~ 홋카이도!!
우리가 도착하기 전 많은 눈이 내렸는지 온 도시가 눈으로 덮여 있었다. 내평생 이렇게 많은 눈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우리는 예약된 도요타 렌터카를 인계받고 최종 목적지인 시레토코에서 나흘 동안 머무를 이루카호텔로 출발했다. 예전에 방송인 최송현 씨도 이루카호텔에서 머무르며 유빙 다이빙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메만베쓰 공항에서 시레토코까지 아바시리를 거쳐 해안도로를 따라 길게 뻗은 도로를 이용하면 유빙도 볼 수 있고 겨울의 아름다운 풍광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MBC 무한도전에서 나왔던 기타하마 역과 오신코신(Oshinkoshin Ziki) 폭포도 만날 수 있다.
오후 5시가 넘어서야 도착하니 벌써 해가 저물고 있었다. 서둘러서 짐을 풀고, 식당을 찾아 저녁을 먹은 후 내일 다이빙을 위해 휴식을 취했다.

 


2월 15일 다이빙 1일차
아침에 눈을 떠보니 창밖으로 얼어붙은 오호츠크 해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다. 이 아름다운 풍광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눈이 부셨다.
첫날은 숙소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다이빙 준비를 했다. 이곳 홋카이도 유빙 다이빙을 위해 국내(남애스쿠버리조트)에서 시행되었던 아이스 다이빙 행사에 참여해서 교육도 받고 다이빙도 진행했지만, 얼어붙은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인지 긴장도 되었지만 설렘과 기대가 높았다. 9시 30분에 다이빙 진행을 도와줄 가이드가 픽업을 왔다. 우리는 꼼꼼히 장비를 점검하고 가이드와 인사도 나누었다. 가이드는 여름철에도 이곳(우토로)에서 다이빙할 수 있고, 겨울에는 파견근무로 유빙 다이빙을 진행한다고 했다. 포인트까지는 차로 5분 정도 걸리는데 메인 포인트는 눈이 많이 내린 관계로 다이빙을 진행할 수 없어 숙소근처(우토로) 어느 작은 항구에서 다이빙을 진행한다고 하였다. 메인 포인트에서 다이빙 진행이 어렵다는 말에 약간 실망감이 들었다.

 


포인트에 도착해보니 배들이 유빙을 피해 항구에 나란히 정렬되어 있었고, 그 앞에 설치된 간이천막이 우리 베이스 캠프라고 했다. 베이스 캠프라고 하니 마치 어려운 탐험원정을 온 것 같아 나름 뿌듯했다. 베이스 캠프 안에는 난로와 의자가 준비된 시설이었다. 박승호 강사와 나는 장비를 준비한 뒤 베이스 캠프에 들어가 드라이슈트를 입었다. 앞서 먼저 다이빙을 진행하는 일본 현지인 한 분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비용을 지불해야만 하는 유빙 워크 체험을 공짜(?)로 즐겼다. 다이빙을 진행하는 도중에도 유빙 워크 체험을 하는 일본 현지인들과 중국 관광객들도 상당히 많았다. 바다는 꽁꽁 얼어붙어 있는데 생각보다 춥지 않았고 따뜻한 햇볕으로 인해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 텐더를 하는 분께서 장비를 착용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장비를 점검하고 착용한 후 유빙을 헤치며 포인트로 이동했다.

 


첫날 다이빙은 사실상 비치 다이빙과 상당히 흡사했다. 가이드의 브리핑을 들은 뒤 안전로프를 서로 체결하고 부품 마음으로 유빙 속에서 첫 호흡을 하며 힘껏 오리발을 찼다. 처음에 입수했을 때 얼음 알갱이와 염분약층으로 인해 약 5초 정도는 전혀 보이지가 않았다. 그 지점을 벗어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린 것 같았다. 시야가 밝아지는 순간 내 눈앞에는 맑은 오호츠크 해의 바닷속과 빼곡히 줄지어 있는 유빙들이 보였다. 평생 처음 접해 보는 그 흥분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가이드를 따라 수심 3m를 유지했는데 사실 바닥이 수심 3m였다. 하하하~(사실상 유빙 다이빙에서 수심은 별 상관없다.) 바닥은 모레였고 시야는 약 15m 정도였다. 다이브 컴퓨터를 확인해 보니 수온이 무려 영하 2도나 되어서 순간 깜짝 놀랐다. 동해안에서 다이빙 수온이 6도만 되어도 추워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어쩐지 물속에서 입술이 감각이 없더라니.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왜 내가 사서 이 고생을 왜 하고 있을까? 하면서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가이드의 랜턴이 우리에게 신호를 보냈다. 우리가 이곳에 온 두 가지 이유 중 하나는 바닷속의 천사 클리오네를 보기 위해서다.

 

나는 다큐멘터리에서만 보던 유빙의 천사를 내 눈앞에서 보게 되니 가슴이 벅찼다. 어쩌면 클리오네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했기 때문이다. 우아한 몸짓으로 다가온 클리오네는 정말 천사와 같았다. 그 투명한 몸뚱이에 날개를 펄럭이며 유영하는 모습은 하늘에서 천사가 우리를 위해 이 순간에 내려와 준 것만 같았다. 클리오네는 소원을 들어주는 행운의 생물이라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어 평소 염원했던 것을 빌기도 하였다.
우리는 이날 두 번의 다이빙을 했고 3마리의 클리오네를 보았다. 수온이 굉장히 낮기 때문에 다이빙 타임을 길게 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손끝과 발끝이 감각이 무뎌지는 것을 느끼면서 방한 대책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첫날 다이빙은 기대 이상으로 만족한 다이빙이었다. 유빙과 클리오네를 보기 위해 긴 시간을 달려온 번거로움이 한순간 사라지고 기분 좋은 하루였다.

 

 

2월 16일 다이빙 2일차
첫날 다이빙을 마치고 하루 늦게 김혜미 다이버가 합류했다. 일행이 다 만나다 보니 어제 저녁 식사는 유난히 즐거웠다. 오늘은 두 번째 다이빙 날이면서 마지막 다이빙 날이어서 메인 포인트에서 다이빙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5분 정도를 이동해 포인트에 도착하니 끝없이 펼쳐진 얼어붙은 오호츠크 해 바다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느꼈다. 오늘은 어제와 다르게 썰매에 장비를 싣고 얼어붙은 유빙 위를 약 100m 정도 이동해서 뚫어 놓은 얼음 구멍에서 다이빙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썰매를 끌고 갈 때 힘이 들어 옆에 있는 강아지가 썰매를 끌어 줬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오늘은 일본 현지인 다이버 한 분과 우리 Brother Diver’s 팀원 3명이 다이빙을 진행하는데 4명이 동시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해서 일본 현지인과 가이드가 먼저 첫 다이빙을 진행하였고 나는 가이드와 둘이 두 번째 다이빙을 진행했다.


첫날부터 가이드를 맡아 준 니시무라히로시상(로빈슨 대표)은 물속에서 나오지 않고 우리를 차례차례 가이드 해주었는데 그 차가운 물 속에서 1시간 정도 있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내 차례가 되어서 우리 팀에게 행운의 V자를 펼치며 물속으로 몸을 맡겼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염분약층으로 인해 시야가 흐렸지만 두려움이 생길 즈음 이내 시야가 밝아졌다. 어제와는 다른 풍광이 눈앞에 펼쳐졌다. 시야도 더 좋았고 물속 바위들이 마치 웅장한 산들을 연상시켰고, 여러 종류의 해초들은 그곳들을 더욱 조화롭게 만들어 주었다. 메인 포인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이드를 따라 여러 곳을 둘러보았지만 첫 다이빙에는 클리오네는 나타나지 않았다. 여러 종류의 물고기들과 대왕문어, 물속에 박힌 듯한 유빙 덩어리들 이런 극한의 환경에서도 살아가는 생물들이 있다는 것에 놀라울 따름이었다.


세 번째로 진행된 박승호 강사와 김혜미 다이버가 입수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김혜미 다이버가 물 밖으로 올라왔다. 호흡기에 프리플로우가 일어난 것이다. 수온이 굉장히 차갑기 때문에 호흡기가 얼면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따뜻한 물로 응급조치를 한 후 다이빙을 계속 진행할 수 있었다. 새삼 김혜미 다이버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빙에 대한 열정 하나로 남자들도 힘든 극한의 환경에서 잘 견디며 다이빙을 마쳤다.

우리는 총 2회씩의 다이빙을 하면서 클리오네도 다시 보고 유빙 다이빙도 안전하게 진행하였다. 비록 극한의 환경에서 몸은 힘들었지만 표정에는 다들 웃음꽃이 피었다. 다이빙이 끝난 후 얼어붙은 오호츠크 해를 바라보면서 먹는 점심은 세상의 산해진미보다 가장 맛있는 음식이었다. 이렇게 이틀간의 다이빙 일정이 끝났다 우리가 목표했던 것을 모두 달성할 수 있어 아쉬움이 크진 않았다. 우리를 이틀간 안내해준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내년에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일정은 이틀간의 다이빙 일정과 이틀간의 자유 여행으로 진행되었다.

유빙 다이빙도 너무 만족스러웠고. 자유 여행도 인상적이었다. 차가운 얼음물 속에서 만난 클리오네와 여러 생명, 끝없이 펼쳐진 유빙 들판!, 세계 자연유산인 시레토코 국립공원의 여러 모습, 평생 동안에 잊지 못할 추억이 또 하나 내 가슴속에 새겨졌다. 기회가 된다면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꼭 한번은 바다의 요정을 만나보고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글 박영민(PADI DM)
사진 박승호(PADI 강사), 김혜미(PADI AD), 박영민

 

 

글쓴날 : [17-03-29 10:40] 스쿠바다이버기자[diver@scuba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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