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비경, 울릉도를 찾아서 (2018년 11/12월호)

 

직접 가본 울릉도는 이국적이고 신비한 느낌이 나면서, 마치 중국의 장가계를 연상시키기도 하였다. 또한 우리나라의 바다답게 울릉도의 바다도 또 다른 풍광과 아름다움으로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드디어 울릉도에 발을 딛다
2018년 10월 중순경 주말에 스쿠바다이빙을 하기 위해 울릉도로 향했다. 스쿠바다이빙을 시작한 후, 접근성이 가장 좋은 동해바다에서 주로 스쿠바다이빙을 했고, 제주도에서도 적지 않게 다이빙을 하였다. 해외 여러 곳에서도 다이빙을 경험했다. 다이버들은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고기심을 늘 가진다. 울릉도에 대한 관심도 호기심에서 시작됐는데 그런데 이번에 기회가 생긴 것이다. 서울에서 강릉으로, 강릉항에서 울릉도의 저동항까지는 약 8시간이 걸렸다. ‘필리핀 보홀에 가는 것보다 먼 것처럼 느껴진다’는 한 멤버의 이야기처럼 여정이 녹록치는 않았으나,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만큼 기대가 점점 커졌다.


울릉도 투어를 가기 전에 미리 울릉도에 대한 정보를 살펴보았다. 화산섬, 육지보다 바닷속에 잠긴 지형이 더 크다는 지형적 특성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울릉도는 묘하게 이국적이었다. 울릉도의 산세, 햇빛에 건조시키기 위해 곳곳에 걸어놓은 오징어, 내륙 분지쪽에 있는 경기장, 높은 빌딩이 없어 탁 트인 시야 덕에 한 눈에 들어오는 수평선, 1차로 터널을 앞두고 터널 앞 신호등에 따라 한 방향씩 차례로 통과하는 교통까지 마치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독특한 지형의 코끼리바위 바닷속을 감상하다
저동항에서 약 30분 거리에 위치한 현포다이브리조트는 12명인 멤버들이 넉넉히 쉴 수 있는 공간과 쾌적하게 다이빙 장비를 관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샵 바로 앞에는 노인바위와 코끼리바위가 있어 다이빙을 하지 않을 때도 두 눈이 호강할 수 있었다. 첫 날은 오후 약 3시부터 2번의 다이빙 모두 코끼리바위 포인트에서 진행했다. 울릉도에는 쌍정초, 죽도, 관음도 등 매력적인 포인트가 많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바위의 생김새도 독특하고, 여러 후기에서 울릉도 대표 포인트 중 하나로 언급되는 코끼리바위 포인트는 무척 궁금했다.
첫 다이빙은 코끼리바위 남쪽에서 입수했다. 당초 계획은 입수 후 코끼리 코 방향으로 진행해서 코와 몸통 사이의 채널을 통과하여 입수 반대편의 지형을 감상하다가 입수지점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조류가 세서 반대편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남쪽의 지형을 바위의 양쪽 끝까지 번갈아 진행하며 감상하는 것으로 선회하였다. 하강라인을 따라 입수한 지점에서 때론 역조류를 차면서, 때론 조류를 따라 드리프트를 하면서 바위의 양끝으로 진행하였는데 양끝의 강한 조류 덕에 수많은 방어, 돔 종류의 물고기들이 조류를 버티면서 무리지어 있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다. 기분 좋게 조류를 맞으면서 감상을 마치자 어느덧 약 40분의 시간이 흘렀고, 서서히 출수해야 할 시간이 왔다. 개인적인 욕심으로 팀원들과 함께 코끼리 바위 남쪽에 조그맣게 솟아있는 바위까지 가보려고 하였으나(속칭 ‘코끼리 똥’으로 불리는 듯하다), 코끼리바위 근처를 벗어나 외해로 진행하자 강한 조류가 있어 아쉽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고 다시 하강라인 근처로 돌아왔다.

 

노인바위

 

두 번째 다이빙도 역시 코끼리바위에서 진행했다. 다만 이번에는 첫 다이빙 때 가보지 못하였던 바위의 북쪽에서 입수를 하여 동쪽 경계선에서 다이빙을 시작하여 코끼리 코와 몸통 사이에 있는 채널 방향으로 진행하였다. 이번에는 지형을 감상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코끼리바위는 수면 위로 드러난 모습이 코끼리를 연상시켜 그 명칭이 붙여진 것이지만, 수면에서 보면, 바위가 층층이 경계선을 이루면서 퇴적되어 있는 모습이 마치 코끼리의 피부를 연상하게 했다. 특히 앞서 언급한 채널 지형으로 들어가자 채널 양 끝의 바위 질감이 한눈에 봐도 코끼리 피부를 연상시켰고, 겹겹이 쌓인 바위를 따라 시선을 위로 향하면 거대한 케이번 또는 크랙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들었다. 늦은 시간이라 햇빛이 다소 부족한 상황이어서 바위 끝까지 시선이 닿지 않는 것이 다소 아쉬웠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채널을 통과하면서 동쪽 경계선 끝으로 향하자 꽤 많은 벵에돔 무리를 감상할 수 있었다. 그 동안 동해 다이빙을 하면서 감상하지 못했던, 독특한 지형과 다양한 물고기를 감상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첫 날의 다이빙을 무사히 마쳤다.

 

코끼리바위 조류


울릉도의 모습을 바닷속에서도 맛보다
쌍정초는 울릉도의 매력적인 포인트 중에 최고로 꼽는 사람이 많은 포인트라 둘째 날 다이빙은 그곳에서 시작했다. 전날 리조트에서
쌍정초는 수면에 근접한 곳까지 암초가 형성되어 있어 배가 포인트 가까이 가는 것이 어려워 조금 떨어진 곳에서 빠르게 입수를 해야 하는데 조류가 강해 마치 큰 돌을 품에 안고 입수하는 것 같다는 진담인지 농담인지 우스갯소리를 하며 힘든 만큼 지형이 멋지고 독특한 포인트라는 브리핑을 들었다. 특히 ‘울릉도의 전경을 그대로 물속으로 옮겨 놓은 모습’이라는 설명이 가슴을 설레게 하였다.
쌍정초에는 등대를 설치하여 랜드 마크 기능을 하고 있어 쉽게 포인트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곳에 도착하자 강한 수면조류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입수 준비를 하는 그 짧은 시간에도 배가 포인트에서 밀리기 시작해 포인트에서 더 멀어지기 전에, 전투적으로 네거티브 입수를 했다.

 

대황과 쌍정초 등대

관음도 평바위의 크랙

 

역조류를 타며 빠르게 하강 후 약 15m 즈음에서는 오히려 조류를 타면서 빠르게 포인트에 진입했다. 블루워터에 입수하여 오로지 포인트 방향으로 헤쳐 가다가 갑자기 눈앞에 웅장한 암초가 연이어서 나타났다. 마치 울릉도의 산세를 연상시키며 가히 경이로웠다. 능선을 만들 듯 연이어서 이어지는 암초, 바위 틈새에 가득히 있던 방어, 돌돔, 이어서 혹돔까지! 충분히 감탄을 하며 감상을 하였지만, 랜드 마크인 등대를 수면 아래에서 보면 어떤 느낌일지 너무 궁금하여 열심히 핀킥을 하면서 나아갔다. 슬슬 등대가 나와야 될 것 같은 시점에 시야가 밝아지는 위치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바라본 수면이 너무 아름다워 사진촬영을 하기 위해 뷰파인더를 통해 구도를 잡는 순간 희미하게 등대의 모습이 보였다.

 

코끼리바위 채널

 

조금씩 다가가자 등대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였고, 등대기둥에 빼곡하게 붙어있는 섭의 모습이 보일 때까지 다가갔다. 등대는 생각보다크고 웅장했다.
웅장한 지형과 짜릿한 조류를 경험할 수 있었던 쌍정초에서의 다이빙을 무사히 마치고, 바로 옆의 관음도로 이동했다. 관음도 역시 아름다운 지형으로 유명한데, 우리는 관음쌍굴 포인트가 아닌, 평바위 포인트에 입수하였다. 개인적으로는 이 마지막 다이빙이 너무 좋았다. 수면에서부터 각종 돔이 무리를 지어서 유영하고 있었고, 입수전에 바라본 관음도의 모습은 굉장히 이국적인 느낌이 들었고, 절경으로 유명한 베트남 하롱베이, 중국 장가계 등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다이빙에 비해서 평화롭고 잔잔하게 진행되었지만 수면 위로 파도가 부서지는 모습, 크고 작은 바위들이 조화롭게 있는 모습, 수면에 잠긴 관음도와 그 옆에 작은 산세를 이루고 있는 바위들 등 사진으로는 미처 다 담을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다. 그곳에는 수많은 대황이 연이어 피어있었는데, 이는 숲길에서 삼림욕을 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였고, 약 50분간 다이빙을 했음에도 출수하는 그 순간까지 아쉬움과 여운을 길게 남겼다.

 

관음도 평바위의 대황과 다이버

 

아쉬움을 남기며…
이틀간 네 번의 다이빙으로는 울릉도를 충분히 느낄 수 없었다. 이미 너무 많은 감동을 받아 반복되는 일상에 충분한 활력이 되었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너무 많아 아쉬움이 남았다. 이 매력적인 섬은 또 찾아오라는 듯 항구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도 멋진 풍경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고, 나 역시 이러한 유혹에 이끌려 내년에 꼭 다시와야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했다.

 

울릉도 비경

 

 

글 권준택(온더코너 스텝강사, PADI IDC Staff Inst.)
드론사진 김미루
수중사진 신동헌, 민경호

 

 

글쓴날 : [18-11-18 14:09] 스쿠바다이버기자[diver@scuba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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