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버와 강사의 위험관리 (2019년 9/10월호)

제5부 리브어보드에서의 추락(인도네시아)

 

 

2018년 6월 리브어보드에서의 추락 (인도네시아)
요즈음 다이버들은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최상의 컨디션인 바다를 즐기기 위해 리브어보드를 선호하고 있다. 다이빙 환경이 아주 뛰어난 코모도, 라자암팟, 반다씨 등 인기가 많은 곳은 베스트 시즌의 경우 1~2년 뒤의 스케줄까지 모두 예약이 차 있을 정도이다. 유명 다이빙사이트가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일본인 다이버들이 줄고 한국인과 중국인 다이버들이 증가한 점이다. 하지만 방문한 다이버들이 공공장소에서의 흡연과 고성방가, 그리고 늦은 시간까지의 음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일이 빈번해져 주의가 요구된다. 이번에 다룰 내용은 출항 이틀 째 리브어보드에서 추락하여 실종된 여성의 이야기이다. 흔치 않은 일이지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므로 본 칼럼을 통해 안전한 여행준비를 하기 바란다.

 

사고요약
2018년 6월 인도네시아 코모도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A 리브어보드는 한국인 관광객 4명, 유러피안 4명, 그 외 아시안 3명, 그리고 중국인 9명을 태우고 부두를 떠났다. 첫날 보트브리핑을 마치고, 간단한 점심식사 후 체크다이빙을 2회 실시하였고, 다음날 4회 다이빙 후 저녁식사 중 유난히 시끌시끌한 중국인 팀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게 되었다. 팀의 구성은 자세히 모르겠으나 유독 한 여성이 그룹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것 같았고, 이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그룹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그날 저녁 그녀는 배에서 사라졌고, CCTV를 통해 확인한 결과, 새벽 1시 경 썬덱(3층)으로 올라가는 그녀의 모습이 마지막으로 확인되었다. 사건이 발생한 후 현지경찰이 실종자 수색을 진행하였고, 배는 육지로 돌아왔다. 용의자가 된 모든 승객은 놀란 마음으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고, 오랫동안 준비를 해 온 여행이 망친것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실종된 그녀를 찾았다는 소식은 아직 전해 듣지 못했다.


사고분석
배에 있던 한국인의 증언과 보트 매니저로부터 건네받은 내용이다.
① 그녀는 어드밴스드 다이버였으며 30회 정도의 다이빙 로그를 가지고 있었다.
② 다이빙을 하는 동안 여성다이버는 둘로 나뉜 중국인 그룹을 오가며 다이빙을 했으며 다이빙 스킬은 다이빙 환경에 부족하지 않았다.
③ 새로 구매한 듯한 본인의 장비를 가져왔지만, 무언가 문제가 있었는지 일부 장비를 배에서 렌탈 받아 사용했다.
④ 이틀에 걸쳐 총 6회의 다이빙을 빠짐없이 해냈다.
⑤ A보트의 매니저가 11시경 잠자리로 이동할 때까지, 살롱에는 중국인 다이버들이 시끌벅적 했다.
⑥ 중국인 특유의 목소리인지, 다툼인지 눈치 채기 어려웠으나 저녁식사 내내 언성이 높았다.
⑦ 그녀를 향한 약간의 손가락질 혹은 불편을 호소하는 그룹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⑧ 그룹으로부터 이탈한 그녀는 3층 썬덱에 올랐고, 이후 내려오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⑨ 보통 썬덱에 오르면 충분한 안전장치(높이가 충분한 난간)가 없는 곳이라고 가정할 때, 움직이는 배와 어지러움 혹은 피곤함, 미끄러운 바닥으로 인해 추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⑩ 일반적으로 늦은 시간대에는 배가 정박하고 있으나, 다이빙포인트를 이동하는 중에 생긴 일이라 소리를 듣지 못해 목격자가 없던 것으로 추측된다.

 

 

리브어보드 다이빙에서 만나는 위험요소
리브어보드는 다이빙 인원이 모두 배안에서 생활하며, 최소한의 동선으로 다이빙을 즐기고 식사와 숙박을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일주일 정도 길게는 10일 이상되는 시간을 20여명이 한배에서 지내다 보니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화재위험
엔진기관, 주방, 에어컨 그리고 개별 콘센트의 문어발식 사용 등 화재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몇 해 전 태국의 리브어보드는 흡연자가 미처 끄지 못한 담뱃불이 외부로부터 날아들어 카펫에 옮아 붙어 나무 바닥을 태우는 화재가 일어났었다. 조기에 진압해서 큰 사고는 막을 수 있었지만 늘 조심을 해야 한다. 또 방에서 수도를 열어 놓은 채 방치하여 물이 넘쳐 전기누전으로 화재가 일어난 경우도 있었다.


물과 관련된 사고
일부 리브어보드는 해수담수화 장치를 이용해 물 공급을 해결하지만, 대부분의 보트는 정해진 물로 샤워를 하고 생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물 소모가 많아지면 물 부족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물이 부족하면 당장 먹고 씻는 문제를 떠나 큰 사고로 이어진다. 실제 태국에서 발생한 사고로 불부족으로 배의 무게를 조절하는 밸러스트 워터의 기능을 상실하여 강한 돌풍에 중심을 잡지 못해 기울어 침몰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이버 출석 부재로 인한 사고
카리브해나 남태평양 피지의 150인승 이상의 크루즈는 배에서 내려 육상 관광을 하거나 작은 배로 옮겨 타서 해상 프로그램을 즐기는 경우가 있다. 이때, 명부(출석)를 철저히 확인하지 않거나 짝 없이 혼자 온 여행객의 경우는 출석에서 제외되기 십상이다. 때문에 배에서 내리지 않거나 다이빙을 쉬는 경우 보트의 매니저나 스텝, 그룹의 리더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 배에 탑승하지 못하거나 배에서 잠자는 나를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을 것이다.

 

 

장비의 고장
육상의 경우 고장이 난 다이빙 장비를 수리하거나 대체할 만한 수단을 찾을 수 있지만, 리브어보드는 제한된 공간에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인솔자가 있는 경우는 그룹의 리더가 해결해 주겠지만, 소그룹 혹은 혼자 여행하는 경우, 부피가 크지 않다면 여분의 장비를 항상 휴대하고, 고장이 잦은 부분은 여분의 부속품을 갖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 것을 두고 잘 맞지않는 장비를 유료로 렌탈하는 것은 트립 내내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건강의 문제
일반적으로 처음 리브어보드에 타는 경우 일정 내내 기름 냄새와 진동으로 인해 멀미에 시달리곤 한다. 과다한 멀미약을 복용하여 일정 내내 졸음이 쏟아져 다이빙 시기를 놓치거나 위경련이 일어나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또 지역에 따라 향신료가 가득한 음식을 먹지 못해 허기지고 지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처음부터 무리되는 리브어보드를 탑승하는 것보다는 짧은 일정의 보트로 적응하고, 이후 긴 일정에 합류하는 것이 좋겠다. 또, 고비용이더라도 크고 넓은 쾌적한 보트를 찾아 즐기는 것이 좋겠다. 또 객실 내 에어컨으로 인해 감기가 걸리는 경우가 있으니 체온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


스콜, 폭우 등 기후에 대한 문제
보통 열대 바다를 여행하는 보트의 경우 시즌에 따라 갑작스런 스콜이나 폭우를 만나게 된다. 강한 바람과 비로 인해 소지품이 날아가거나 비에 젖어 고장이 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수영복을 잃어버리면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더군다나 휴대전화를 잃어버리거나 젖게 되면 여행 후 해결해야 할 일이 많아 질 것이다. 조금 심각한 문제로는 비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다이빙 중 많은 비는 출수 한 다이버가 보이지 않아 수색하는데 애를 먹는다.

때문에 주간이라도 다이버는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SMB와 랜턴, 소리를 낼 수 있는 호루라기를 소지하도록 하고, 고가의 리브어보드의 경우는 개인용 GPS를 주기도 하니 꼭 착용해야 한다.


해양생물로 인한 상해
리브어보드 다이빙의 장점은 멀리 떠나 특별한 해양생물과의 교감이 가능한 것이나, 잘 모르는 생물이나 주변상황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면 당황스러울 수 있다. 예를 들면 본인도 알지 못했던 알러지가 지역 음식물로 인해 발생하거나 해파리 등 잘 모르는 해양생물로 인해 상처가 날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여행 중인 보트는 즉시 병원에 갈 수 없기 때문에, 본인의 건강상태를 유심히 살피고, 필요한 약품은 각자 소지하도록 한다.


다이버 에티켓
위에서 언급한 사고가 꼭 음주로 인한 실족이거나, 버디들과의 불화로 인한 투신이라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일정기간동안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들과 좁은 공간에서 지내는 것은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한다. 개개인은 타인을 배려(흡연, 음주, 소음 등)할 줄 알아야 하며, 혹시라도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관심을 가지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 우리 일행이 다치거나 죽음에 이르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사망사고로 인해 모든 트립이 취소되고 경찰서에서 용의자로 심문을 받아야 하는 것은 모두에게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보통 레스큐 다이버 코스에서는 주변 다이버의 스트레스를 인지했을 때 이를 해결해 주는 것이, 이후 더 큰 사고를 예방하는 길이라는 것을 가르킨다. 다이빙을 조금이라도 먼저 배운 선배라면, 초보 다이버들을 위해 마음을 열고 먼저 손 내밀어주길 바란다.

 

 

리브어보드 트립 준비방법
① 본인이 좁은 공간(답답한 환경)에서 적응이 가능한지 생각해 본다.
② 본인의 배멀미에 대해 솔직히 인정하고 그룹에 상의한다.
③ 본의의 장비가 긴 여정에 충분히 안전한지 확인한다.
④ 소지품은 여분으로 준비하고, 열대라 할지라고 따듯한 옷을 준비한다.
⑤ 음식을 가린다면 개별적으로 준비한다.
⑥ 다이빙 보험에 가입하고, 필요한 응급 의약품을 준비한다.
⑦ 본인이 떠나는 여행에 대해 지인에게 정확히 알려주고, 보트에는 비상연락처를 반드시 남긴다.
⑧ 일정 중 힘들거나 어려운 일은 꼭 그룹의 리더나 보트 스텝에게 이야기해 둔다.
⑨ 일행과 떨어져 있는 시간에는 주변 다이버들에게 본인의 위치를 알려준다.
⑩ 주변 사람을 배려하고 열린 마음으로 즐긴다.

 

리브어보드 트립 서비스 제공자의 임무
① 코스 일정에 대해 자세히 안내한다.

② 사전에 멀미나 음식에 대해 거부감을 숙지시킨다.
③ 다이빙사이트(기후, 수온, 해양생물)에 대해 충분히 브리핑을 한다.
④ 응급상황에 대비하여 보험을 추천하고, 응급약품을 준비한다.
⑤ 다이버들에게 GPS나 호루라기, SMB 소지여부를 확인한다.

 

리브어보드 트립 서비스 이용자의 책임
① 리브어보드 트립에 대한 정보를 가족에게 반드시 알리고 참가한다.
② 보트에 탑승하면 진행되는 현지 전문가의 보트 브리핑에 귀를 기울인다.
③ 매 다이빙 전에 현지 전문가의 다이빙 브리핑을 빠뜨리지 않는다.
④ 입/출수 기록에 본인이 기록하고 그룹리더에게 알린다.
⑤ 나침반 사용법을 미리 숙지하고, 스스로의 다이빙에 책임질 수 있도록 연습해 둔다.
⑥ 다이빙 보험을 들고, 개인에게 필요한 의약품과 음식은 별도로 준비한다.
⑦ 레스큐 다이버 훈련을 받아두어, 낯선 환경에서 생기는 사고에 대처할 준비를 한다.
⑧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보거나 의심스러운 경우 그룹 리더에게 알린다.


먼 바다를 바라보며 와인, 샴페인, 맥주 한잔이 주는 낭만은 회사생활에 지친 우리에게 큰 선물이다. 하지만 지나친 음주를 강요하거나 절제하지 못한다면 비싼 트립을 온전하게 즐기지 못하는 불행한 여가활동이 될 것이다. 본 사고에서는 안타깝게도 한 생명을 잃었다. 정확한 원인과 결과에 대해 알지는 못하지만 사전에 보인 그녀의 몇 가지 모습들을 눈여겨봤더라면 이렇게 나쁜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내 그룹에서 발생한 일은 아니지만 소중한 휴가를 망치고 용의자가 되는 일은 절대 유쾌한 일이 아닐 것이다. 함께 바다를 즐기는 사람으로 주변 다이버, 특히 초보 다이버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글/사진 김수열(노마다이브 대표)

 

 

 

 

 

 

 

글쓴날 : [19-09-14 09:48] 스쿠바다이버기자[diver@scuba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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