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의학 Q&A (2019년 9/10월호)

질문 : 발열과 호흡곤란
안녕하십니까. 평소에 궁금했던 점이 몇 가지 있어 질문 드립니다. 우선 만성 비염이 있습니다. 어릴 때 이비인후과에서 비염 치료를 수차례 받은 적인 있을 뿐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삶에 지장이 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약 9년 전쯤 독감을 굉장히 심하게 앓아 4개월간 기침이 멈추지 않았던 적이 있는데 해외에 머물고 있던 중이라 항생제 처방을 제대로 받지 못하여 4개월이나 기침을 방치하였습니다. 그 후 항생제 복용으로 기침 증상은 사라졌고요.


그런데 그때 너무 오래 기침을 방치한 탓인지 시간이 흐른 후 숨을 크게 들이쉴 때마다 삐익 하는 소리가 폐에서 들리곤 합니다. 항상 그렇다기보다 운동이 좀 부족하다 싶은 시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많이 걷고 뛰고 좋은 공기를 마실 때는 삐익 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고요. 흡연과 업무 과로로 인해 최근에는 거의 항상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 삐익 소리가 나는 것 같습니다. 이 문제로 의사를 만나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것이 기관지 천식 증상인지는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위의 사실들과 관계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다이빙 후에 항상 기관지가 부어오르는 느낌이 있고 그로 인해 얼굴에 열이 오르고 뇌압이 상승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 증상이 두통을 동반하지는 않지만 얼굴과 머리가 더운 물로 꽉 찬 느낌입니다. 술 먹고 열이 오를 때 숨을 쉬기가 약간 힘든 바로 그 증상과 정확히 같은 증상으로 호흡도 약간 힘이 듭니다. 그 와중에도 커피를 마시고 흡연하는 데는 지장이 없으니 숨을 쉴 수 없다는 느낌이라기보다는 단지 호흡이 평소보다 꽤 힘이 든다 싶은 느낌입니다.
이 증상들이 혹여 감압병과 관련이 있는지요? 매 다이빙 직후에 발생하는 증상은 아니고 하루에 2회 다이빙을 하든 3회 다이빙을 하든 마지막 다이빙 후 약 2~3시간이 지나면 슬슬 열이 오르는데 과연 왜일까요? 다이빙을 나가면 흡연을 평소보다 많이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어떤 검사를 받아보아야 하는지 조언을 부탁드려도 될는지요?

 

답 : 다이빙 블루(Diving Blue)
적어주신 것처럼 다이빙 후 감기 비슷한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가 가끔 있고 흔히들 다이빙 블루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비인후과와 호흡기내과에서 상세한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천식과 비염은 함께 오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비염의 경우 압력평형에 지장이 없다면 다이빙을 금해야 할 이유는 되지 않습니다만 천식은 다릅니다. 반드시 천식에 대한 확진과 처치가 필요하고 천식상태가 남아있다면 다이빙은 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이빙 후 느끼시는 여러 가지 불편함은 감압병이라기보다는 천식 쪽으로 무게가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당연히 금연이 필수적으로 필요하고 병원으로 가셔서 호흡기내과와 이비인후과에서 현재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제가 페이스북에 올린 다이빙 블루라는 제목의 글을 다시 옮깁니다.


<다이빙 블루>
다이버가 다이빙 후 애매한 불편함을 호소할 때 해외에서 돌아온 후 감압병의 후유증을 호소하는 다이버, 많은 경우에서 ? 사실이 아닐수도 있지만 ? 현지 리조트의 다이브마스터나 강사 혹은 리조트 운영자에게 불편함을 호소했지만 별것 아니니 신경 쓰지 말라는 조언을 듣고 계속 다이빙을 하거나 밤새 술을 마시거나 조기에 비행기를 타거나 했고 귀국한 후 이런 저런 증상과 후유증이 나타나서 전화를 주시는 경우가 흔히 있다.


이 글은 절대 해외 혹은 국내 다이빙리조트를 폄하하려는 의도가 아님을 미리 말씀 드리고자 한다. 이 문제는 나를 포함한 거의 모든 다이버, 다이빙 여행 인솔자, 리조트의 다이빙 가이드 혹은 강사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언제나 노출될 수 있는 난감한 상황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빙을 마친 다이버가 한두 시간 혹은 6시간 이상이 지난 후라도 이런 증상을 호소하면 상대적으로 쉽게 그 상황을 이해하고 대처하기가 좋을 것이다.


<피부에 이상한 발진이 생겼다. 우측 어깨가 욱신거린다. 좌측 무릎이 아프다. 어지럽다. 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갑자기 머리가 많이 아프다. 혹은 다이빙을 마치고 승선해서 바로 발작을 시작한다.> 등은 감압병에서 흔히 보고 겪는 전형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적어도 다이빙 사업을 운영하고 교육하는 입장에서는 쉽게 “밴즈 드셨네요”라고 판단하고 해당되는 조치를 취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감압병의 증상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고 애매모호하고 이해 불가한 경우가 너무나 많다. 3일간의 다이빙 여행을 온 다이버가 첫날 막 체크 다이빙을 마치고 나와서 이런 호소를 한다면 다이브마스터는 참 난감해 할 것 같다.
머리가 띵한데요 ― 이분은 새벽 3시에 리조트에 도착해서 맥주를 한잔 드시고 아침 8시에 나와서 다이빙 준비를 하셨다.


두 번째 다이빙을 마치고는 설사가 난다고 호소하는가 하면 2일째 세 번째 다이빙을 마치고 소변이 자주 마렵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
이런 분은 대게 50대 이상 다이버 분이 많지만 사실 감압병 증상 중에는 방광 기능 이상도 있다. 이런 경우 힘들게 투어를 오신 손님에게 “아! 감압병이네요 챔버로 갑시다!” 라고 해서 일정을 망치기도 난감하고 챔버 시설로 가자면 해외의 경우 병원비용이 절대 만만치 않고 내가 책임져야 하는 다른 다이버도 많이 있고, 곧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월드켭 최종 시합이 시작할 것이고, 특히 보험에 가입한 다이버도 매우 드물 것이다. 그렇다고 “여행 때문에 피곤해서 그런 것 같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다음 다이빙 준비하세요!” 라고 하기도 찝찝한 노릇일 것이다.


실제 한국 다이버가 가장 많이 찾는 필리핀의 모 리조트에서 강사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다이버에게 괜찮으니 계속 다이빙 하라고 했다가 이 다이버가 귀국해서 심한 감압병 증상으로 고생하고 우여곡절 끝에 수원지검에 그 강사를 고소한 사건도 있었다. 그 당시에 나는 그 강사가 소속된 교육단체의 교육담당자였는데 나까지 매우 섭섭한 소리를 들어야 했다. 소속강사를 어떻게 관리를 하기에 이러냐고 하셨다. 그분은 SSI Korea 소속도 아니셨고 우리가 어떤 영향을 미칠 위치나 지위에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실제 다이버가 호소하는 감압병 증세는 매우 아니 심하게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고 실제 다이버 자신도 스스로 겪고 있는 이상한 증상을 표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 통증만 보더라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감압병의 통증과 비슷한 통증은 두통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근육통도 부상을 당하거나 근막염의 경우 예리한 통증을 느낄 수 있지만 감압병에 의한 근육통은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도 생소하고 통증의 양상도 처음 겪는 종류라 다이버가 흔히 “이린 식으로 아픈 건 처음 겪습니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40m 수심에서 30분 간 두 번을 작업을 하고 올라온 다이버가 전화를 주더니 좌측 무릎이 너무 아프다고 하면서 마치 심장이 뛸 때마다 꾹꾹 아프다면서 “아야 아야”라고 연신 앓는 소리를 내면서 전화를 주신 적이 있다. 실제 이런 종류의 통증은 일반 질병에서 겪어보기는 어려운 종류의 통증이다.


이비인후과 의사의 입장에서 감압병으로 인한 어지럼증(현기증)도 이석증이나 메니에르씨 병 등에서 보는 현기증과는 완연히 다르다. 발생하는 속도가 느리고(이석증에 비해) 메니에르씨 병에 비해서 그 증상의 세기가 강하다. 그래서 다이버가 호소하는 증상 중에서 감압질환 혹은 감압병(이 둘의 명확한 차이는 다음 기회에 설명 드리겠지만)을 상대적으로 강하게 의심해야 할 상황을 정리해보면 통증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 반드시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서서히 시작해서 통증이 일정하게 지속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몸을 움직인다고 해서 통증 양상이 별로 달라지지도 않고 의사의 처방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대부분 진통제에 잘 듣지 않는 편이다. 근육의 통증은 소위 ‘우리~~하게’ 아프고 관절의 경우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욱신거린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애매하게 호소하는 경우가 ‘머리가 띵하다’ 혹은 ‘두통이 심하다’, ‘어지럽다’, ‘피부 감각이 이상하다’, ‘몸에 힘이 없다’, ‘심하게 피곤하다’ 등이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이버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현장에서 다이버가 믿을 사람은 어쩌면 여러분(다이브마스터, 다이브 가이드, 강사 및 리조트 운영자) 밖에 없을 수 있다. 그리고 중요한 한 가지는 감압병입니다 혹은 몸살입니다 하는 식으로 ‘진단’을 내리려고 하지 말고 “어쩌면 감압질환일 수 있다”는 의식을 가지는 것이다.
실제 다이버는 감압질환 상태일 수도 있지만 단순한 몸살일 수도 있고 가벼운 저체온증일 수도 있고 밤에 마신 술기운을 호소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질환 혹은 증상은 감압병처럼 심각한 것도 아니고 현재의 증상에서 다른 심각한 증상으로 이어지지도 않을 것이다. 다이버가 호소하는 것은 다이버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부분만 호소한다.

 

책을 찾아보고 감압질환의 증상을 확인한 다음 말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내가 경험하고 있는 많은 전화 문의, 게시판 문의, 이메일, 문자, 카톡 문의가 실제 감압병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당연히 많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감압병/감압질환을 시사하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절대 간과하지 말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어야 한다.

 

지금은 가벼운 어지럼증이지만 곧 뇌동맥색전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금은 가벼운 피부발진이지만 곧 좌측 무릎에 엄청난 고통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병원이나 챔버시설로 갈 것인가를 결정할 때는 절대 치료비가 결정 요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은 다이버는 모두 다이버 상해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이유로도 충분하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이버 상해보험으로는 DAN 보험과 DiveAssure 보험 정도가 있다.

 

 

글 강영천(의학박사, 이비인후과 전문의)

 

 

글쓴날 : [19-09-10 11:27] 스쿠바다이버기자[diver@scubamedia.co.kr]
스쿠바다이버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