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모도 다이빙(Komodo Diving) (2019년 11/12월호)

핑크비치 작은 동산에서의 단체사진

 

다시 가야 할 수밖에 없었다

총알처럼 튕기는 짜릿함 ? Shot gun
2년마다 찾게 되는 코모도는 올해로 벌써 3번째다. 매번 가장 최적인 여름 혹은 추석연휴를 이용해서 코모도를 찾았다.
2015년 처음 코모도에 가서 리브어보드를 탔을 때, 조류가 세다고 하여 간 것인데 정작 아주 셀 때는 안전상의 이유로 못 들어가게 했었다. 조금은 잔잔한 코모도를 경험했지만, 모든 바다생물들이 다 커서 깜짝 놀랐다. 시밀란제도과 얍, 팔라우에서 봤던 만타레이보다 1.5배는 더 컸고, 잭피쉬를 비롯한 모든 생물들이 훨씬 더 크고 웅장했다. 자이언트 트래발리(GT)가 특히 대단하게 컸는데, 어떤 녀석들은 나보다도 큰 것처럼 보였다.
리브어보드에서 내린 뒤, 다른 다이브샵을 통해 데이트립으로 샷건(Shot gun) 포인트를 물때에 맞춰 가기로 했다. 코모도섬 북동쪽으로 튀어나온 두 작은 섬 사이의 채널인데, 수면에 소용돌이가 마구 휘몰아치고 있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샷건이 어떠한 곳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입수해서 잔잔하게 흘러가다가, 왼쪽 윗부분에 돌고 있는 GT 타워를 보고 하이라이트인 길목으로 미끄러지다 보면 어느새 다이브컴퓨터의 삑삑거리는 소리와 함께 몸이 산탄총의 총알처럼 튕겨 나간다.

늦지 않게 조류걸이를 걸어주고 조류에 덜컹거리는 마스크를 신경 쓰며 숨 고르기를 해야 한다. 이런 조류맞기는 10년 넘는 다이빙 인생에 처음이었다. 전신으로 물의 흐름이 강하게 느껴지며 온몸으로 아드레날린이 퍼져나간다. 극도의 흥분과 희열감. 우리는 그 짜릿함을 잊지 못해 2년 뒤에 다시 투어를 잡았다.

 

코모도 도마뱀 트래킹에서 찍은 단체사진

 

 

모도의 조류, 그 이상의 것
그렇게 2017년이 되었고, 그동안 코모도를 위한 정예부대를 준비해왔다. 조류걸이와 smb 사용 능숙함, 그리고 최소 레스큐다이버 레벨 이상으로 20명이 넘는 투어 멤버를 갖추었다. 샷건에서의 조류샤워의 짜릿함에 다시 찾은 코모도였지만, 코모도에는 조류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Batu bolong의 웅장한 월과 얕은 수심의 형형색색 안티아스의 춤사위, 굴뚝처럼 수직으로 움푹하게 패인 통로를 따라 내려가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큰 돌 사이의 문이 나타난다. 그 문을 통과해서 조금 더 지나가면, 용왕님을 만날 것 같은 미친 워싱머신 조류가 있곤 했다.
타타와 케실(Tatawa kecil)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데빌레이 떼를 만났다. 조류가 강해서 미친 듯이 핀을 차서 하강한 뒤, 잠깐 숨을 고를 겸 조류걸이를 걸고 있었는데 10시 방향에서 뭉글뭉글 무언가가 나타났다. 저게 뭐야, 하는 사이에 정면으로 지나가고 있었고, 데빌레이 떼인 것을 인지한 순간 2시 방향으로 멀어지고 있었다. 한편의 영화처럼 우리는 객석에 자리를 잡고, 그 앞을 300마리가 넘는 데빌레이 무리가 유유히 지나갔다. 바다에서는 이렇게 놀라운 일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데, 그렇기에 늘 기대감을 안고 들어간다. 그리고 예기치 못한 광경이 펼쳐질 때에는 황홀하고 짜릿하다는 단어로는 표현이 안되는 전율이 온몸에 흐른다.

 

일주일 동안 함께했던 씨사파리 7호

코모도 도마뱀과 구본민 강사

리브어보드에 나타난 거북 선인의 노래 실력

  

보트리더 뇨만의 상세한 포인트 매핑

 

 

새로운 인생 포인트를 만나다 ? Siaba kecil
2번째 투어에서 시아바케실(Siaba kecil) 포인트를 처음 가봤는데, 정말 인생 포인트라고 할 만큼 강렬했다. 다들 능숙하게 다이빙을 잘 해서 그런지 샵에서 1탱크로 2번 다이빙 하자고 제안했다. 조류를 타고 죽 흘러서 10분 만에 출수하고, 다시 배로 입수지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이었다. 포인트는 안정감 있게 계단식으로 깊어졌고, 조류는 맹렬하게, 또 평행하게 흘러주었다. 우리는 마치 놀이기구를 탈 때처럼 열광하며 뛰어 들었고, 10분 만에 튀어나왔고, 그렇게 또 다시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또 다시 2년 뒤 코모도를 기약하게 되었다.

 

따따와 께칠의 조류를 즐기는 다이버들

캐슬락의 푸질리어 피쉬볼과 GT

만타앨리의 클리닝 스테이션

따따와 베쌀 얕은 수심의 산호 군락

캐슬락 레인보우러너 토네이도

 

 

처음 가본 코모도의 남부, 그리고 Castle rock의 재발견
2019년 여름휴가 시즌에 온더코너 멤버들과 3번째 코모도를 잡았다. 파인드블루(
www.findblue.co.kr)를 통하여 씨사파리 7호 리브어보드를 쾌적하게 차터할 수 있었다. 코모도에 가는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라부안바조는 그동안 많이 변해 있었다. 일방통행 도로 밖에 없던 시골 마을에 스타벅스가 들어섰고, 큰 항구와 리조트를 짓고 있었다. 이번 투어는 2번째와 달리 다시 리브어보드로 진행하였고, 강한 조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서 너무 익스트림하게 진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배가 크고 능숙한 덕분에 그동안 멀고 거칠어서 못 갔던 남쪽의 만타앨리도 갈 수 있었다. 이름에 걸맞게 만타가 계속 나타났고, 만타들의 짝짓기 장면도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만타 트레인을 저렇게 희한하게 겹쳐서도 가는구나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아침부터 뜨거운 만타들이었다.

우리가 떠난 후 1주일 뒤에는 만타앨리에서 개복치를 본 팀도 있었다. 코모도에서는 그 무엇이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은 것 같다. 코모도 중부의 핑크빛 모래사장도 낭만적이었다. 그리고 이번 투어에서 가장 압권은 Castle rock 포인트였다.

3번의 투어동안 많이 갔던, 내게는 다소 평범했던 포인트였다. 성처럼 생긴 큰 바위가 웅장하게 자리 잡고, 배너피쉬와 푸질리어, 상어, 바라쿠다 등 많은 종류의 물고기들이 가득한 포인트였다. 옆에 위치한 Crystal rock 포인트와 달리 조류가 심하지 않아서 늘 평온했었다. 그런데 아침을 먹고 입수한 Castle rock은 완전히 다른 곳이었다. 사람이 다가가도 전혀 아랑곳 하지 않고, 어지럽게 춤을 추는 수백만 마리의 푸질리어 떼가 성을 포위하고 있었다.
아침햇살을 받으며 화려하게 빛나는 푸질리어들 사이로 GT가 깡패처럼 헤집어도, 20명이 넘는 다이버가 버블을 거칠게 내뿜어도 푸질리어 떼는 성벽에 한참을 머물렀다. 기이한 광경에 한참동안 셔터를 누른 뒤, 나도 한 마리의 푸질리어가 된 것 마냥 무리와 하나가 되었다.

 

만타앨리 협곡에서 블랙만타의 비상

바투바롱 협곡의 다채로움

크리스탈락 배너피쉬 스쿨링과 원성희 강사

크리스탈락 잭피쉬 토네이도와 임소영 마스터

 

 

삼세판으로도 끝나지 않은 코모도
다이빙을 하면 할수록 다른 곳도 가보고 싶고, 좋았던 곳은 또 가고 싶고 욕심만 많아진다. 아직 안 가본 곳도 너무 많은데, 코모도만 벌써 3번째다. 솔직히 이번에는 지난번과 같은 기대감은 없었다. 재작년의 투어가 너무나도 완벽했기 때문에 그보다 좋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코모도를 너무 얕잡아 본 것일까. 샷건과 바투보롱(Batu bolong)에 가려져 있던 포인트들이 예상하지 못한 매력을 어필하며 강렬하게 다가왔다. 기대하지 않았기에 더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고, 흥분이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제는 코모도를 좀 안다고 생각하며 갔지만, 코모도는 늘 나의 예상을 벗어나 그 이상의 것들을 보여줬다. 그렇게 삼세판 모두 코모도의 압승이었다.

 

 

 

글 정지윤 (온더코너(www.onthecornerdive.com) 스텝강사, SSI Inst.)
사진 민경호(온더코너(
www.onthecornerdive.com) 대표강사, PADI IDC Staff Inst.)

 

 

 

글쓴날 : [19-11-17 11:44] 스쿠바다이버기자[diver@scuba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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